화이트 와인 품종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리슬링 품종입니다.
와인 입문자에게 리슬링부터 마셔보라고 할 정도로 입에 착 감기는 감칠맛이 있습니다. 리슬링은 마시면 마실 수록 가장 복잡하고 섬세한 세계가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늘 독일이 있습니다.
오늘은 입문자도 알아야 할 리슬링의 진짜 매력에 대해서 하나하나 이야기해 볼게요!
리슬링의 고향은 독일
리슬링은 독일에서 유래된 고유 품종입니다.
문헌상 기록은 15세기 중반, 실제 재배는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어요!
중세 유럽 수도원에서 시작해 수백 년간 이어져오면서 독일의 다양한 지역, 토양, 기후를 반영하며 진화해 왔죠.
즉, 리슬링의 교과서 = 독일 리슬링
다른 나라에서도 리슬링은 재배되지만,
원조의 깊이감과 다양성은 비교가 어렵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마시는 대부분의 리슬링은 안 보고도 독일이라는 걸 알 수 있답니다 ^^ ㅎㅎ
품종 하나로 모든 스타일을 커버하는 유일한 존재
리슬링이 특별한 두 번째 이유는 압도적인 다양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샴페인처럼 날카롭고 드라이한 스파클링에서부터 귀부곰팡이(Noble Rot)로 만든 극강의 달콤한 디저트 와인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한 품종이 낼 수 있는 모든 맛의 스펙트럼을 리슬링은 혼자서 해낸다고나 할까요?
드라이 리슬링: 청사과, 라임, 백도 스타일의 산뜻한 맛
세미 드라이: 은은한 단맛과 짜릿한 산미의 균형
스위트/귀부 리슬링: 꿀, 건살구, 미네랄 향이 복합적으로 펼쳐짐
특히 독일 리슬링은 이런 스타일들을 당도 등급으로 분류해서 소비자가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독일만의 강점입니다.
지역이 바뀌면 와인도 바뀐다
독일의 복잡한 테루아
독일 리슬링이 재미있는 이유는, 같은 품종인데도 지역에 따라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모젤(Mosel): 산미 강하고 가볍고 섬세함 (복숭아+미네랄)
팔츠(Pfalz): 햇살 머금은 풍부한 과일향, 힘 있고 볼륨감 있음
라인가우(Rheingau): 밸런스와 구조감이 돋보이는 고급 드라이
나헤, 라인헤센: 개성 뚜렷하고 현대적인 스타일
독일의 다양한 기후, 토양, 경사, 해발고도가 리슬링 품종의 민감함과 만나서 다양한 맛을 보여준답니다.
낮은 알코올, 높은 산도
‘깊지만 가벼운’ 와인의 모범
리슬링은 대부분 알코올 도수가 낮고 (8~12도 사이) 산도가 높아 음식과의 궁합도 뛰어납니다. 아주 훌륭하죠.
특히 한국처럼 매콤하거나 기름기 있는 음식에는 드라이 리슬링이나 세미 스위트 리슬링은 정말 잘 어울립니다. 기름기를 정리해 주고, 매운맛도 부드럽게 감싸주거든요. 게다가 알코올이 낮다 보니, 낮술이나 브런치 와인으로도 부담 없답니다.
리슬링은 숙성도 된다
화이트 와인의 예외
화이트 와인은 숙성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죠? ^^ 하지만 리슬링은 예외입니다.
산도와 당, 미네랄 구조가 튼튼하기 때문에 10년, 20년을 넘어가는 숙성도 가능하고, 그럴수록 꿀, 석유(페트롤), 말린 허브 같은 향이 복합적으로 피어난답니다.
“이런 향도 와인에서 나와?” 싶은 경험은 리슬링에서 경험하실 수 있죠!!
저는 2017년 리슬링을 보관 중인데 딱 2년 후에 오픈할 예정이랍니다. >. < 아주 기대 중이죠!!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라서 부담 없는 리슬링은 가장 정교하고 가장 표현력이 뛰어난 품종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 본질은 독일에서 가장 잘 드러난답니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리슬링데이를 정해서 다양한 스타일의 리슬링을 두고 시음회를 가져보세요. 지역별로 이렇게 맛이 달라질 수 있구나 하고 깜짝 놀랄 테니까요~~~
그럼, 오늘도 즐거운 와인 생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