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자도 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피노 누아 와인 3종 추천! 몬테스 알파, 더 피노 프로젝트, 마투아까지, 가격, 향, 맛, 페어링까지 한눈에 정리했어요.
와인을 마실 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있죠.
"레드 와인은 실온에 마셔야 해."
"선선한 날엔 따로 칠링 안 해도 돼."
그런데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어요.
유럽에서 말하는 '선선한 실온'이랑
우리나라에서 느끼는 '선선한 날씨'가 과연 같을까?
이건 생각보다 꽤 중요한 문제예요.
왜냐하면 와인의 맛과 향은 온도에 정말 예민하거든요.
먼저 유럽 기준의 ‘실온’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온도가 아니에요
우리가 흔히 '상온'이라고 하면
집 안 온도, 한 22~25도 정도를 떠올리죠?
하지만 유럽 와인 문화에서 말하는 ‘실온(室溫)’은 완전히 다릅니다.
특히 프랑스나 독일처럼 오래된 와인 전통을 가진 나라에서는,
‘room temperature’ 실온은 보통 16도 전후예요. 서늘한 편이죠.
집 구조나 난방 방식이 달라서, 거실 온도 자체가 낮은 편이거든요. 게다가 석조 건물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부 온도도 서늘하게 유지돼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겨울엔 난방을 빵빵하게 틀고, 봄가을에는 햇살이 잘 들어오는 거실에 있다 보면 실내 온도가 금세 22도, 많게는 26도까지도 올라가요. 이런 상태에서 와인을 실온에 둔 채 마시면, 향은 퍼지고 알코올 느낌이 강해지죠. 특히 섬세한 레드 와인일수록 더 민감하게 반응해요. 그래서 한국 서빙온도에 맞게 마셔줘야 합니다. ^^
피노누아 (Pinot Noir)는 '선선한 온도'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와인입니다
그래서인지 피노누아는 온도에 정말 민감하죠.
일반적인 레드 와인이 16~18℃에서도 괜찮다면, 피노누아는 13~15℃ 정도가 가장 적절해요. 이 정도 온도에서 마셔야 꽃향, 체리, 라즈베리 같은 붉은 과일의 향과 은은한 흙내음, 그리고 산뜻한 산미가 조화를 이루며 살아나거든요.
실온에 그냥 뒀다 마시게 되면, 그 부드러운 구조감은 흐려지고 알코올 느낌만 올라오게 돼요.(으~~ 너무 싫어요.) 특히 20도 이상에서 마시면 "어? 왜 이렇게 향이 없지?" 싶은 느낌이 들 수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선 어떻게 마시는 게 좋을까요?
우리나라처럼 봄·가을이 있는 사계절 국가에서는 ‘선선한 날’이라고 해도 마냥 안심할 수 없어요. 햇살 좋은 날 낮에 마시려다 보면 실내 온도가 20도 중반을 넘기 쉽고, 생각보다 금방 따뜻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추천하는 방법은 이래요.
✔ 와인을 베란다나 창가, 바람이 잘 통하는 시원한 곳에 둔다.
✔ 혹은 마시기 30분~1시간 전에 냉장고에 살짝 넣어둔다.
너무 차가워도 안 되니까,
냉장고에서 꺼냈을 땐 살짝 손으로 병을 만져보고, '조금 시원하다' 싶은 상태가 가장 적절해요.
그리고 한 가지 팁!
✔ 와인을 잔에 따르고 나서도 온도가 계속 올라가니까, 한 번에 다 따르지 말고 조금씩 따르면서 마시는 게 더 좋아요.
피노누아 한 병 마시기 참 힘드네요 ㅎㅎ
그래도 맛있는거 먹는거에 우리는 진심이니까
이걸 와인에도 적용해 주자고요!!^-^
오늘 피노누아 추천 3종은
제가 마셔본 것 중
1. 입문자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맛
2. 다양한 나라
3. 가격, 접근성을 기준으로 선정했어요
피노누아는 마시기 전에 위에 알려드린 방법대로 살짝 시원하게 시작해 보시는 거 잊지 마시고요!!
1. 칠레의 국민 피노누아
몬테스 알파 피노누아 Montes Alpha, Pinot Noir
칠레 와인 중에서도 국민 와인으로 불릴 만큼 잘 알려진 브랜드, 몬테스(Montes). 그중에서도 ‘알파 시리즈’는 가성비는 물론, 품질까지 탄탄해서 입문자에게 딱이에요.
출신: 칠레
향: 딸기, 체리, 라즈베리 같은 과일 향에다가 꽃향, 바닐라, 흙냄새, 스파이스까지 살짝씩
맛: 실키한 탄닌, 밸런스 좋은 산도, 미디엄 바디
페어링: 스테이크, 오리고기, 연어, 불고기, 버섯 요리 등 두루 잘 어울림
가격: 3만 원대 초반
포인트: 오크 숙성 12개월. 스모키한 느낌과 부드러운 질감이 조화를 이룹니다.
▶ 어디서 사나요?
대형마트, 와인샵, 큰 와인샵은 어디든.
2. 뉴요커가 사랑한 데일리 와인
더 피노 프로젝트 The Pinot Project
캘리포니아 출신 와인으로, 이름 그대로 ‘합리적인 가격의 피노 누아 프로젝트’를 목표로 만들어졌어요. 뉴욕에선 이건 꼭 냉장고에 있어야 하는 와인으로 불릴 정도죠. 저도 그래서 꼭 마셔보고 싶었던 와인이었죠.
단!!!! 너무 시원하게 칠링 하면 특유의 향기가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알콜만 올라오는 느낌. 오히려 칠링을 덜하는게 나았다?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출신: 미국
향: 라즈베리, 크랜베리 같은 신선한 과일 향과 은은한 흙, 허브
맛: 부드러운 탄닌, 상큼한 산미, 깔끔한 마무리
페어링: 닭고기, 연어, 오리, 샐러드, 치즈 등 가벼운 요리에 찰떡
가격: 3만 원대 초반부터~
포인트: 스타일은 드라이하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은 미디엄 바디, 데일리 와인으로 최적
▶ 어디서 사나요?
코스트코, 홈플러스 일부 매장, 와인샵, 온라인 쇼핑몰에서 종종 할인 진행하던데 최근에는 많이 못봤네요. 기회 되면 사보세요.
3. 산뜻한 과실미의 정석
마투아 피노누아 Matua, Marlborough Pinot Noir
뉴질랜드 말보로산 와인으로, 마투아는 소비뇽 블랑으로 유명하지만 피노누아도 기대 이상이에요. 뭔가 좀 더 산뜻하고 날렵한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이쪽으로 오세요. 가볍지만 산뜻한 과실미와 산미가 잘 채워진 느낌이에요!
출신: 뉴질랜드
향: 체리, 딸기잼, 토스트, 미네랄, 은은한 스파이스
맛: 상큼하고 부드러운 산도, 실크 같은 질감, 미디엄 바디
페어링: 참치 타다끼, 닭가슴살 샐러드, 버섯리조토, 아시안 요리
가격: 2만원~3만 원 미만
포인트: 프렌치 오크에서 숙성되었고, 스크루캡이라 보관도 간편해요
▶ 어디서 사나요?
롯데마트, 이마트, GS와인샵 등 대형마트 판매 중이에요.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스크루 타입이라서 마시기도 편하죠! 가격도 굿!
피노 누아는 비싸고 어려운 와인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잘 찾아서 잘 마시면?! ㅎㅎ 정말 푹 빠질 정도로 섬세한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 품종이랍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스타일을
하나씩 마셔보면서 비교해보는 것도 와인의 재미 중 하나랍니다.
오늘도 즐거운 와인 생활
조금 더 스모키하고 깊은 맛? → 몬테스 알파
깔끔하고 데일리한 스타일? → 더 피노 프로젝트
산뜻한 과실미와 산미? → 마투아 피노 누아